회사 일이 바빠서 박사 준비가 계속 밀리길래,
안 되겠다 싶어 직장인 박사 유학 스터디를 만듭니다.

[참여 조건]
• 직장인
• 2026년 박사 입학 목표 (미국/유럽 무관)
• 이번에 무조건 가야 되는 사람

[같이 하는 것] (일처럼 하면 됩니다.)
• (중요) 느슨하지만 밀도 있는 커뮤니티 만들기
• 마일스톤 대비 진도 공유 및 회고
• 회고 화상 미팅(Zoom)
 : (매주/격주) 일요일 오후 4-8시 사이 1시간
• GRE, SOP, 장학금, 멘탈관리 등

[활용 채널]
• 슬랙 (진도 공유/소통)
• Zoom (미팅)

[인원]
• 3~4명이면 좋고, 1명 충원 시 시작

[일정]
• 신청: ~ 5/23 (금)
• 안내: 5/24 (이메일)
• OT: 5/25 (일) 오후 5시
• 시즌1: 2026년 4월 15일까지
• 시즌2: 합격자 중심으로 2026년 4월 오픈 예정

[지원 방법]

아래 구글 폼 작성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e_zUKGWEUlj59LlRV4UqEB2RbOH-W0gPBcqOuS7SAHRziDOA/viewform?usp=sharing&ouid=103790978342015392227

 

[무조건간다] 직장인 박사 유학 준비 스터디 모집

직장 병행하며 박사를 준비하는 분들을 위한 실행력 중심 스터디입니다. 연구 질문, 논문, SOP보다 더 중요한 건 루틴과 실행! 서로의 타임라인을 점검하고, 성장과 성과를 공유하며 함께 나아갈

docs.google.com

 

 

쓰레드에 그나마 공유할 수 있었던 건, 익명성 덕분이었다.

 

입시 시작하기 직전에 우연히 A교수님이 열어주신 줌미팅에서 인사는 했지만 사실 자세한 이야기는 못 나누었었는데, 그래도 나를 기억해주시고 계셔서 너무 감사했다.

 

 

한 번 응원을 받고 나니 용기가 생겼다.

 

이번에는 나를 가까이에서 응원해주신, 내 추천서를 써주신 교수님들께 연락을 드리기로 했다. 결과도 얼추 나왔으니 겸사겸사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았고, 추천서 요청할 때 급히 요청드리느라 이메일로 했기에 이번에는 직접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기로 마음 먹었다.

 

J교수님께 결과가 나오기도 해서 겸사겸사 연락드린다고 하니 점심을 같이 하자 하셔서 기쁜 마음으로 뵈러 갔다.

 

교수님께서는 잘됐을 거라고 예상하신 모양이었다.

너무 죄송하지만 직설적으로 말씀드리기로 했다. 

 

"잘 안 됐어요 교수님.."

 

"그래? 정말?"

 

"네.. 그래도 아직 웨잇리스트 한 곳이 있긴 해요."

 

"그렇구나. 괜찮아, 근데 원래 박사 한 번에 가는 사람 잘 없어. 재수가 많고, 삼수도 진짜 많아. 근데 세 번까지 하면 결국은 가더라고. 고생 많이했어. 다음엔 잘 될 거야."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해주시는 그 말씀이 참.. 감사했다. 

 

 

 

까먹기 전에 A교수님께 들은 피드백을 J교수님께도 말씀드렸더니, 아주 흥미로운 말씀을 해주셨다.

"회사는 사람을 뽑을 때, 지금 네가 뭘 할 수 있는지를 본다. 잠재력보다는 현재 능력을 보고 채용하지.
하지만 학교는 달라. 학교는 잠재력을 보고 뽑는 곳이야."

"두 사람이 있다고 치자. a는 능력치 0, b는 10.
b는 직장 경력이 있어 지금 10이지만, 졸업하고 나면 한 40쯤 될 것 같아.
근데 a는 책을 100권 읽었대. 아직 보여줄 건 없지만, 왠지 내가 잘 가르치면 폭발할 것 같잖아.
그럼 교수는 b보다 a를 뽑을 수도 있어. 왜냐면… b는 뻔하니까 재미가 없거든.
교수 입장에선 a를 성장시키는 게 훨씬 재밌고 보람 있지 않겠어?"

 

나는 아마 b에 가까운 사람이었을 것이다.
살짝 씁쓸함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무슨 뜻인지 알 것도 같았다.
잠재력을 어떻게 어필해야 할까?
‘직장인 같다’는 말이 이런 의미였을까?

 

그 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교수님이 새로 오픈하신 갤러리에서 그림 이야기를 오래 나눴고, 가장 비싼 그림도 맞췄다.
“그림을 좋아하네!”라는 칭찬도 받았다. 히히.

유튜브, 사업, 강연 등 요즘 새로 시작하신 일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유튜브는 이제는 “안 하면 안 되는 시대니까” 시작하셨다고.

 

 

오길 잘했다.

 

나를 응원해주시는 교수님의 온기 덕분에

비오는 날에도 훈기가 하루종일 가시지 않았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그게 잘못이구나. 최선을 다했다고 결과가 잘 되리라는 보장은 없지.

근데 뭐가 틀렸게? 그걸 진짜 모르겠네.

 

쓰레드에 한참 재미 들릴 무렵, 박사 입시를 준비하면서 도저히 안 되겠어서 쓰레드에서 손을 뗐는데, 다시 글을 남겼다.

거의 리젝으로 마무리되었다고. 

 

미국에 계시는 A교수님이 상담해주시겠다고 댓글을 달아주셨고, 솔직히 너무너무 기뻤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정말 알고 싶었다.

 

내가 쓴 SOP 2개를 보내드리고, 내 셀프 진단 결과를 함께 작성하여 송부드렸다.

SOP 하나는 Waitlist가 된 B학교, 하나는 내가 가장 맘에 들었던 C학교.

 

무려 토요일 저녁, 귀한 시간을 내주신 Zoom Meeting 에서 교수님의 진단은 크게 2가지였다.

1. 구직하는 직장인이 쓴 글 같다. 학생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2. 부담스럽다. 교수가 학생에게 맞춰야 할 것 같다.

3. SOP가 너무 길다. 

 

솔직하게 말씀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했고, 사실 2번은 내 예상과도 비슷했다.

나는 솔직히 핏을 고려했다고 자부하며 제출했는데, 리젝 후 내가 느낀 점은, 내 주제에 교수님을 끼워 맞춘 느낌?

 

반면 1번은 좀 충격이었다. 1번은 어떻게 하면 좀 더 학생으로 느껴질까?를 고민해보아야 할 것 같고,

3번도 충격이었다. 글자수 제한에 정확히 맞추어서 1,000단어로 작성했는데! 교수님왈, 엄청 많이 읽어야 하는데 너무 길면 읽기 힘들다고 700-800단어 정도가 좋다고 하셨다. 

 

흠, 1,000단어도 짧아서 맞추기 힘들었는데.. 잘 생각해볼게요..

 

알고 보니 교수님과 백그라운드도 비슷하고, 말씀을 나누다 보니 나 괜히 감동 받아서 눈물나고..

조금이나마 개선 방안과 가까워진 것 같아 감사하기도 했지만,

또 소중한 인연이 생겼고 나를 누군가가 응원해주신다는 그 사실 자체가 기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작년과는 확연히 다른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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