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박사 입시 결과 회고 (1): 왜 안 됐을까?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그게 잘못이구나. 최선을 다했다고 결과가 잘 되리라는 보장은 없지.
근데 뭐가 틀렸게? 그걸 진짜 모르겠네.
쓰레드에 한참 재미 들릴 무렵, 박사 입시를 준비하면서 도저히 안 되겠어서 쓰레드에서 손을 뗐는데, 다시 글을 남겼다.
거의 리젝으로 마무리되었다고.
미국에 계시는 A교수님이 상담해주시겠다고 댓글을 달아주셨고, 솔직히 너무너무 기뻤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정말 알고 싶었다.
내가 쓴 SOP 2개를 보내드리고, 내 셀프 진단 결과를 함께 작성하여 송부드렸다.
SOP 하나는 Waitlist가 된 B학교, 하나는 내가 가장 맘에 들었던 C학교.
무려 토요일 저녁, 귀한 시간을 내주신 Zoom Meeting 에서 교수님의 진단은 크게 2가지였다.
1. 구직하는 직장인이 쓴 글 같다. 학생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2. 부담스럽다. 교수가 학생에게 맞춰야 할 것 같다.
3. SOP가 너무 길다.
솔직하게 말씀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했고, 사실 2번은 내 예상과도 비슷했다.
나는 솔직히 핏을 고려했다고 자부하며 제출했는데, 리젝 후 내가 느낀 점은, 내 주제에 교수님을 끼워 맞춘 느낌?
반면 1번은 좀 충격이었다. 1번은 어떻게 하면 좀 더 학생으로 느껴질까?를 고민해보아야 할 것 같고,
3번도 충격이었다. 글자수 제한에 정확히 맞추어서 1,000단어로 작성했는데! 교수님왈, 엄청 많이 읽어야 하는데 너무 길면 읽기 힘들다고 700-800단어 정도가 좋다고 하셨다.
흠, 1,000단어도 짧아서 맞추기 힘들었는데.. 잘 생각해볼게요..
알고 보니 교수님과 백그라운드도 비슷하고, 말씀을 나누다 보니 나 괜히 감동 받아서 눈물나고..
조금이나마 개선 방안과 가까워진 것 같아 감사하기도 했지만,
또 소중한 인연이 생겼고 나를 누군가가 응원해주신다는 그 사실 자체가 기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작년과는 확연히 다른 출발이다.